“ 손끝을 통해 명상하듯 추상적 형태로

만들어낸 기물이 자연의 선함을, 

그 아름다운 선들을 담아내기를 바란다.
매일의 산책처럼 하루하루의 경험을 

풍요롭게하는 사물을 더 아름답게, 

더 잘 만들기 위해 오늘도 노력해본다. ”

김윤지 작가노트 중

FRAGILE은 자연을 주제로 작업하는 공예가 김윤지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개인전 <선線·선禪·선善>에서는 자연을 주제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김윤지가 담아내는 세 가지의 ‘선’을 이야기하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소재로서의 선(線), 명상하듯 작업하는 과정으로서의 선(禪), 그리고 자연을 담아 좋은 사물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다짐의 선(善)이 그것입니다.


김윤지 작가는 몇 해 전부터 서울대 수원캠퍼스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고 오래된 캠퍼스 특유의 풍성한 자연으로 둘러싸인 작업환경 덕분에 산책길에서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작가는 자연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형태의 선을 찾고 그 선을 흙 위에 옮겨 나갑니다. 조용히 오랜 시간 손을 움직이는 이 과정은 마음을 한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일인 또 다른 선, 일종의 명상과도 같습니다. 손끝을 통해 명상하듯 작업하며 작가는 자연의 선함을 이야기합니다. 


작가가 자연을 바라보며 느끼는 선함은 그저 악함의 반대개념이 아닌, 그리스 철학에서의 아레테(aretē)처럼 제 일을 올바르게 해내며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도자 작업의 특성상 작업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치고, 한 단계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그 소홀함이 결과물에 그대로 드러나게 되며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최초의 물레 성형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합니다. 식물들이 자신의 시간을 오롯이 살아가며 계절마다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작가도 모든 작업 과정에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사물을 더 아름답게, 더 잘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름, 빗줄기, 바다, 식물 등 다양한 자연의 선을 소재로 만든 신작들을 공개합니다. 공예가로서 걷는 길 위에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선한 삶에 대한 고민이 관람하시는 분들의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


날짜 2022년 11월 23일 (수) - 11월 29일(화)

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장소 다움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407 8층)

FRAGILE은 자연을 주제로 작업하는 공예가 김윤지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개인전 <선線·선禪·선善>에서는 자연을 주제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김윤지가 담아내는 세 가지의 ‘선’을 이야기하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소재로서의 선(線), 명상하듯 작업하는 과정으로서의 선(禪), 그리고 자연을 담아 좋은 사물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다짐의 선(善)이 그것입니다. 


김윤지 작가는 몇 해 전부터 서울대 수원캠퍼스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고 오래된 캠퍼스 특유의 풍성한 자연으로 둘러싸인 작업환경 덕분에 산책길에서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작가는 자연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형태의 선을 찾고 그 선을 흙 위에 옮겨 나갑니다. 조용히 오랜 시간 손을 움직이는 이 과정은 마음을 한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일인 또 다른 선, 일종의 명상과도 같습니다. 손끝을 통해 명상하듯 작업하며 작가는 자연의 선함을 이야기합니다.

작가가 자연을 바라보며 느끼는 선함은 그저 악함의 반대개념이 아닌, 그리스 철학에서의 아레테(aretē)처럼 제 일을 올바르게 해내며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도자 작업의 특성상 작업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치고, 한 단계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그 소홀함이 결과물에 그대로 드러나게 되며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최초의 물레 성형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합니다. 식물들이 자신의 시간을 오롯이 살아가며 계절마다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작가도 모든 작업 과정에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사물을 더 아름답게, 더 잘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름, 빗줄기, 바다, 식물 등 다양한 자연의 선을 소재로 만든 신작들을 공개합니다. 공예가로서 걷는 길 위에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선한 삶에 대한 고민이 관람하시는 분들의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 


날짜  2022년 11월 23일 (수) - 11월 29일 (화)

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장소  다움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407 8층)



01. 
SO FAR; YET SO CLOSE


흙으로 빚어낸 섬들이 두터운 유약으로 만들어진 바다에 떠 있다. 섬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처음엔 모두 맞닿은 육지였기에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모두 이어지는 듯 보인다. 


지난 몇 해는 누구에게나 낯선 시간이었을 것이다. 전세계적 펜데믹 사태로 인해 사람들 간의 거리는 멀어졌고 각자의 삶 속에 고립된 것만 같은 나날들이 이어졌다. 저마다의 바다 위에서 섬처럼 존재하며, 고요한 침묵 속으로 침잠해나가는 과정. 그러나 이 힘든 시간 속에서 실제로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특별한 경험들이 생겨났다. 그것은 마치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모두 이어지는, 태초엔 모두 맞닿아있던 섬들과 같았다. 이 작업을 하던 당시 코비드19이 가장 정점에 달해있었고, 집과 작업실만을 오가고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작업을 하며 사람들과 또 세상과 연결되어있다는 기분이 들어 위안을 얻었다. 


작업을 하며 내내 정현종 시인의 시를 떠올렸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02. A CELADON

PATCHWORK


푸른 빛의 청자 유약들이 마치 조각보처럼 기워져 있다. 누군가에게는 한국의 조각보를, 또한 누군가에게는 서양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떠오르게 할 것이다. 각자의 문화권에 따라 연상되는 것은 다르지만 둘 다 서로 다른 조각을 이어나가며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넓은 판 형태의 기물 위에 자연에서 발견한 기하 형태의 선을 더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선을 기준으로 면마다 조금씩 다른 성격의 청자유를 시유하여 여러 색의 유리판을 붙여놓은 듯 완성한다. 이 작업에서 유약은 그저 식기를 코팅하는 마감 재료로서의 한정적인 역할만 하지 않고 흙으로 만들어진 배경과 액자 속에서 본연의 맑고도 깊은 푸른빛을 마음껏 드러낸다.  


03. 구름의 모양
A CLOUD


바람과 날씨 따라 매일 바뀌며 하늘에 떠가는 구름의 형태는 무척이나 자유롭다. 물레성형한 기물을 정형한 후, 전 부분을 즉흥적으로 조각하고 손끝에 힘을 주어 자연스러운 형태의 손자욱을 남겨본다. 자유로운 구름의 형태를 담은 기(器) 시리즈로, 누군가의 일상 공간 속 식탁 위에 구름이 떠가듯, 자연의 한 조각을 집이라는 공간 내부로 빌려와 본다.  


04. 푸른 선의 기물들
BLUE LINE SERIES


여름날의 빗줄기, 연못에 번져나가는 동심원 등 물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경쾌한 푸른 선을 여러 종류의 실용적 사물에 그려본다. 컵, 플레이트, 향꽂이, 작은 볼, 화병이라는 다섯 가지의 일상 사물을 제작하고, 코발트 안료를 흙과 섞어 만든 선명한 파란색 선을 얹어내어 완성했다. 경쾌한 푸른 선이 함께하는 기물들은 식탁과 선반 위에서 실용성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을 함께 드러낸다. 


05. 선을 찾아서

TRACING THE LINE

자연이 만든 선(線)을 흙 위에 옮겨본다. 화병과 컵 시리즈는 물레성형 기법의 특성인 정돈된 대칭의 형태 위에 얇고 길게 밀어낸 흙 코일을 기물 위에 붙여나가며 자연에서 발견한 기하학적 형태의 선을 결합하였다. 원형 대칭 기물의 특성상 각도를 움직일 때마다 새로운 그림을 보여준다. 


06. 선線·선禪·선善
THE LINE-THE MEDITATION-THE GOODNESS


평면 작업 연작에서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조금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멀리서 관조하는 풍경을 담기도 하고 자연 속으로 한 발짝 다가가 미시적으로 바라보는 나뭇잎이나 나뭇결 등의 패턴을 담아보기도 했다. 시각적으로 받아들인 정보가 머리에서 추상화되고, 그 이미지를 손끝의 촉각을 사용해 핀칭 기법으로 작업을 완성하면서 눈과 뇌, 손이 바쁘게 협동하며 제작하는 과정은 이 작업의 큰 즐거움이다.  

01 - 섬

01 - SO FAR; YET SO CLOSE



흙으로 빚어낸 섬들이 두터운 유약으로 만들어진 바다에 떠 있다. 섬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처음엔 모두 맞닿은 육지였기에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모두 이어지는 듯 보인다. 


지난 몇 해는 누구에게나 낯선 시간이었을 것이다. 전세계적 펜데믹 사태로 인해 사람들 간의 거리는 멀어졌고 각자의 삶 속에 고립된 것만 같은 나날들이 이어졌다. 저마다의 바다 위에서 섬처럼 존재하며, 고요한 침묵 속으로 침잠해나가는 과정. 그러나 이 힘든 시간 속에서 실제로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특별한 경험들이 생겨났다. 그것은 마치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모두 이어지는, 태초엔 모두 맞닿아있던 섬들과 같았다. 이 작업을 하던 당시 코비드19이 가장 정점에 달해있었고, 집과 작업실만을 오가고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작업을 하며 사람들과 또 세상과 연결되어있다는 기분이 들어 위안을 얻었다. 


작업을 하며 내내 정현종 시인의 시를 떠올렸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02 - A Celadon Patchwork



푸른 빛의 청자 유약들이 마치 조각보처럼 기워져 있다. 누군가에게는 한국의 조각보를, 또한 누군가에게는 서양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떠오르게 할 것이다. 각자의 문화권에 따라 연상되는 것은 다르지만 둘 다 서로 다른 조각을 이어나가며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넓은 판 형태의 기물 위에 자연에서 발견한 기하 형태의 선을 더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선을 기준으로 면마다 조금씩 다른 성격의 청자유를 시유하여 여러 색의 유리판을 붙여놓은 듯 완성한다. 이 작업에서 유약은 그저 식기를 코팅하는 마감 재료로서의 한정적인 역할만 하지 않고 흙으로 만들어진 배경과 액자 속에서 본연의 맑고도 깊은 푸른빛을 마음껏 드러낸다.  


03 - 구름의 모양

03 - A CLOUD



바람과 날씨 따라 매일 바뀌며 하늘에 떠가는 구름의 형태는 무척이나 자유롭다. 물레성형한 기물을 정형한 후, 전 부분을 즉흥적으로 조각하고 손끝에 힘을 주어 자연스러운 형태의 손자욱을 남겨본다. 자유로운 구름의 형태를 담은 기(器) 시리즈로, 누군가의 일상 공간 속 식탁 위에 구름이 떠가듯, 자연의 한 조각을 집이라는 공간 내부로 빌려와 본다.  


04 - 푸른 선의 기물들

04 - BLUE LINE SERIES



여름날의 빗줄기, 연못에 번져나가는 동심원 등 물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경쾌한 푸른 선을 여러 종류의 실용적 사물에 그려본다. 컵, 플레이트, 향꽂이, 작은 볼, 화병이라는 다섯 가지의 일상 사물을 제작하고, 코발트 안료를 흙과 섞어 만든 선명한 파란색 선을 얹어내어 완성했다. 경쾌한 푸른 선이 함께하는 기물들은 식탁과 선반 위에서 실용성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을 함께 드러낸다.  


05 - 선을 찾아서

05 - TRACING THE LINE



자연이 만든 선(線)을 흙 위에 옮겨본다. 화병과 컵 시리즈는 물레성형 기법의 특성인 정돈된 대칭의 형태 위에 얇고 길게 밀어낸 흙 코일을 기물 위에 붙여나가며 자연에서 발견한 기하학적 형태의 선을 결합하였다. 원형 대칭 기물의 특성상 각도를 움직일 때마다 새로운 그림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