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ILE RELAY EXHIBITION
<Mono - Nouveau> 에 참여하는 

박민숙 작가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작가님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박민숙이라고 합니다. 저는 파주에 위치한 작은 작업실에서 생활 공간에 놓이는 사물들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제 작업의 주된 표현요소는 ‘선(line)’인데요, 반복되는 선이 모여 생기는 이미지로 패턴을 제작하고 그 패턴을 상감기법으로 도자기에 장식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조형 행위를 이용한 선의 표현을 통해 작품에 담고자 하는 의미를 시각화합니다. 

작업 중인 박민숙 작가의 사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작업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이번 전시에서는 패턴의 전체적인 형태 변화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습니다. 

기존에는 선으로 제작된 규격화된 패턴을 나타내기 위해 같이 정적인 느낌을 의도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기존 작업을 기반으로, 패턴의 여백에 변화를 주거나 유희적인 표현 방법을 더해 조금 다른 방향성을 지닌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언뜻 단단해 보이지만 움직이고 있는, 유동적인 선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많은 선이 담고 있는 축적된 에너지의 흔적과 함께 새로운 미감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동선


작품의 선들이 인상적입니다.

‘선’이 작업의 주제가 된 계기가 있나요?

선은 작가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담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을 처음으로 느끼게 된 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윤형근’展을 관람한 후 입니다. 화폭의 먹빛 기둥은 언뜻 보면 검은색으로 가득 칠해진 그림 같지만, 저는 그림을 처음 봤을 때 여러 개의 큰 선으로 보였습니다. 구체적인 형상 없이 담담하게 그려진 선에서 느껴지는 분노와 차분함, 그리움과 겸손함의 감정이 충격이었고 화가의 내면을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날을 계기로 꾸밈없는 선이 가지는 순수한 가치를 알게 되었고, 이후부터 선의 조형성을 이용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 지금은 저만의 표현 방법을 통한 선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선 상감 작업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선


선을 하나하나 파내어 그리는 상감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을 파낼 때 어떤 생각으로 작업에 임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상감 자체가 매우 힘든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도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딱딱한 흙을 파내는 일이 생각보다 손에 많은 무리가 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가마에서 까맣게 얼굴을 드러낼 모습을 생각하며 매번 도를 닦는 마음으로 선을 그으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동선의 작업 과정


‘Mono-Nouveau’ 는 집 안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사물들의 총체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작가님의 작품이 사용자의 일상에서 어떠한 의미로 사용되길 바라나요?

제가 작품에 담고자 했던 감정과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지만 작품을 보시는 분들께서 새로운 해석을 해주시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가령 지나가는 구름을 보고 어떤 모양이 생각나듯이 제가 새긴 선들도 한 번씩 들여다보면 매번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표정을 가진 작품으로 일상에서 편하고 아름답게 사용되었으면 합니다.  

선반 위에 놓인 작업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내년에는 올해에 제작했던 작품을 바탕으로 더 밀도 있는 작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께 좋은 작업을 보여드리기 위해 공예 행사나 전시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예정이며, 무엇보다 작업에 대해 꾸준히 진실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앞으로의 계획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레를 차는 박민숙 작가의 모습

김예원

사진 제공 박민숙

기획 FRAGILE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다면